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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일, 멕시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이 취임하며 6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멕시코가 1824년 연방정부 헌법을 제정한 이후 200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연방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통령직 이양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착용하고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그녀는 취임사에서 "우리 여성들은 처음으로 아름다운 조국의 운명을 이끌기 위해 (대통령 자리에) 도착했다"며 "이제는 변화의 시간이고, 여성을 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가난한 사람을 먼저 돌본다는 우리 인본주의 전통을 이어갈 것입니다. 멕시코는 이제 변화, 여성, 정의를 위한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배경과 정치 경력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최초의 유대인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부모는 리투아니아와 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으로, 1960년대 노동 및 학생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했으며, 기후 위기와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정치 경력은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는 멕시코시티 시장을 역임했으며, 이 기간 동안 그녀의 리더십과 정책 수행 능력이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좌파 정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을 창당할 때도 함께 참여했으며, 그를 정치적 멘토로 여기고 있습니다.

 

주요 정책 방향과 도전 과제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빈곤층과 여성의 권리 증진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주요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 제한

2. 여성과 어린이를 위한 현금 지급 확대

3. 공공의료 서비스 확대

4. 기업 투자 지원

5. 100만 채의 주택 건설

6. 여성 보호 정책 강화

 

 

특히 여성 권리 신장에 대한 그녀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여성 살해율을 기록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균적으로 매일 10여 명의 여성이 폭력 사건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에 대한 폭력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내각 구성에서도 성평등을 실천했습니다. 부처 장관을 남녀 동수로 임명했으며, 대통령실 주요 보좌진에도 여성을 대거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자유주의 신화는 무너졌고, 우리는 변혁을 통해 더 융성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멕시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겠습니다."

 

그러나 셰인바움 대통령 앞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치안 안정, 재정적자 감축, 최근 도입된 판사 직선제에 반발하는 우파 다독이기,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설정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힙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멕시코산 차량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한 점은 향후 양국 관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셰인바움 대통령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자 가장 제약이 많은 상태에서 취임하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기대

셰인바움 대통령의 취임은 국제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 한 말을 인용하며, "나 혼자 이 역사적 순간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모든 어머니, 딸, 손녀들과 함께 도착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재임 중 미국과 멕시코가 더 번영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축하 메시지를 넘어 미국 내 정치적 함의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질 바이든 여사의 멕시코 방문은 해리스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제사회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멕시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멕시코가 앞으로 더 적극적인 국제 외교를 펼칠 것임을 시사합니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 취임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여성 정치인의 리더십이 점차 인정받고 있는 추세 속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은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취임은 멕시코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그녀의 6년 임기 동안 멕시코가 어떤 변화와 발전을 이룰지, 그리고 여성 리더십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셰인바움의 도전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